9월 이달의 화두

송민령 뇌과학자

 

“자아가 강하면 빨리 늙는다”
📝 불교를 철학하다, 이진경

자아가 강하다는 것. 그만큼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것. 늘 해오던 생각. 익숙해진 것들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고정된 나’에 집착하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자아가 강할수록 뇌도 패턴화 된다고 합니다. 본래 뇌가 품었던 유동성과 가변성은 ‘강한 자아’의 좁은 선별로 인하여 축소됩니다. 그 결과 새로움을 향한 호기심도, 다양성을 향한 잠재성도 함께 소멸됩니다.

사실 우리는 이미 ‘다양한 나’로 살아갑니다. ‘일터에서 상사를 대하는 나’와 ‘집에서 자녀를 대하는 나’는 같으면서, 동시에 다른 나입니다. 범죄인조차 범죄를 저지른 순간의 ‘나’와 부모 앞에서 ‘나’는 완전히 다릅니다. 이렇듯 맞닿은 조건과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나’임에도 우리는 ‘하나의 나’에 고정되고 고립되며 괴로워합니다.

보르헤스의 ‘비인격적 죽음’, 블랑쇼의 ‘비인칭적 죽음’. 모두 내 안에 있던 어떤 자아를 끊임없이 죽이면서 ‘새로운 나’로 나아갔습니다. 본명 대신 수많은 필명으로 활동했던 페소아. 그랬기에 ‘단 하나의 나’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나로 해방되어 누구보다 폭넓은 작가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모두 ‘조건부 자아’이지 않을까요? 새로움에 호기심을 품은 채 고정됨 없이 다양하게 받아들이고 자유롭게 변화하는 ‘조건부 자아’ 말입니다. ‘어떤 나도 내가 아니다. 그래서 나라고 한다’고 했던 금강경의 말은 결국 나를 스스로 포박했던 사슬을 풀고 다양성으로 뛰어든 자유를 전한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복수(複數)가 되어라. 이 우주처럼’라고 했던 페소아의 말처럼 말입니다.

📌 9월 화두 강연 : 뇌과학에게 자아를 묻다.

“최신 인공지능은 뇌 속 신경망을 모방하며 발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공 지능이 개와 고양이와 같은 개념을 어떻게 학습하는지를 이해하면, 뇌가 어떻게 ‘기술’, ’세계’, ‘옳고 그름’, ‘자아’ 같은 개념을 학습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인공지능의 학습을 통해, 뇌가 어떻게 개념을 형성하는지, 온갖 개념들 중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자아’란 과연 무엇인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 강연자의 말

📌 강연자: 송민령 뇌과학자

카이스트 수리과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한 후 미국 애리조나 대학 뇌과학 프로그램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박사 과정에 다니며 도파민이 강화학습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연구하고 있다. <송민령의 뇌과학 연구소 (2017년 APCTP 선정 우수 과학도서)>를 출간했다. 매일경제, 네이버, 경향신문 등에 뇌과학 관련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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